멘토에게 물어본 프로그래머의 길
연구이야기/도서이야기☆

멘토에게 물어본 프로그래머의 길

얼마 전, 제 눈을 사로잡은 책이 한 권 있었습니다. 

인터넷 서점의 첫 페이지에서 저를 보고 방긋방긋 웃은 이 책의 제목은 『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입니다[각주:1] [각주:2]. 이 책의 원문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은 프로그래머로 발을 담그기 시작한 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원제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수습과정 시기에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내용을 패턴으로 구분하여 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은 읽기가 어렵고 내용이 무겁습니다만, 각 항목을 패턴으로 구분하여 기술하고 있어 쉽게 읽어내려 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 챕터별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또한, 필자가 고민했던 내용을 다루고 있어 공감되는 내용이 많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프로그래머로 시작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프로그래머의 길을 걷고 계신 분들도 한 번쯤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께서 그리는 프로그래머의 이미지는 어떤가요? 

아마도 다양한 이미지를 떠올릴 것으로 생각합니다. 프로그래머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리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마법사와 같은 추상적인 이미지가 그려지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필자는 프로그래머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달해주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제가 목표로 하는 이상적인 모델입니다. 프로그래머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도 최종 목표는 사람들에게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겠지요?


이 책에서는 "프로그래머의 길"이란 제목으로 하나의 특정 계층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거의 모든 분야에 접목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이 책의 목차에서 찾을 수 있는데, 〈잔을 비우다〉, 〈긴 여정을 걷다〉, 〈정확한 자기 평가〉, 〈끊임없는 학습〉 은 모든 분야에서 초심자가 걸어야 할 길이자 진리가 아닐까요? 물론 세부 내용에서 전공마다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만, 큰 틀과 철학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The Book INSIDE

[제목] 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

[평점] ★★★☆ 


[저자] 데이브 후버, 애디웨일 오시나이(지은이) | 강중빈(옮긴이)

[링크] 도서소개 | 미리보기


인사이트 | 2010-07-26 | 원제 Apprenticeship Patterns: Guidance for the Aspiring Software Craftsman

반양장본 | 288쪽 | 205*150mm | 374g | ISBN(13) : 9788991268807


잔을 비우다.

어떤 새로운 분야에 첫발을 내디딜 때 자신이 가진 것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그가 배우는 것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한, 자신이 가진 편협한 시각으로 숲을 보지 못하고, 일부분밖에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위 내용을 보고, "처음 배우는 것은 초보의 마음으로 돌아가야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만, 현실에서 그 상황을 직면했을 때,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한번 눈을 감고 짧은 시간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돌아보십시오. 실제로 이 책의 제목처럼 잔을 비운 경우가 몇 번이나 있으셨나요?


예전에 모 드라마에서 능력이 뛰어난 주인공이 잔을 비우지 못하자 이를 꾸짖는 스승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실력은 뒤쳐지지만,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아이에게 높은 점수를 줬죠. 후에 주인공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잔을 비우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뛰어난 능력을 보유한 사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을 놓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각주:3].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려면 우리는 우선 과거의 경험과 선입견을 한 켠으로 밀어 둘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때 이렇게 하기가 특히 어려운데, 당신에게는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생산성을 희생하는 일이 처음일 것이기 때문이다. ‥ 중략 ‥ 이제 새로운 지식이 충분히 흡수될 때까지는 새 지식과 옛 지식이 섞이는 것을 피해야 하며, 이 새로운 지식에 초보자의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것은 새로운 접근법에 통달한 다음 도약하기 위해서 당분간은 생성성이 다소 저하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 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 77page


프로그래머에게 생산성은 자신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척도로 활용되는 요소입니다. 그러므로 생산성을 훼손하는 것은 커다란 희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희생으로 나중에 큰 것을 얻을 수 있음에도 지금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서는 안되겠지요. 자신에게 필요한 요소라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 마음가짐으로 돌아가 마주하는 것이 생산성을 향상하는 결과로 되돌아올 것입니다.


긴 여정을 걷다.

필자는 이 부분에 대해 커다란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필자는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 쉽게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 제 커다란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 해법은 「지속적인 동기 부여」와 「열정을 키워라」라는 챕터에 잘 나와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위와 같은 내용을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어렵지요.


지속적인 동기 부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은 자기 적성에 알맞고,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일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행운아라고 표현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네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길을 걷고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두 번째로 좋은 방법은 카르페 디엠(Carpe Diem: Seize the day)을 실천하는 것입니다[각주:4]. 다음으로, 좋은 방법은 자기가 맡은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전문가가 되면 그 일이 재미있어지기 때문입니다.


열정을 키우는 방법은 이 책에 나온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필자도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해커가 되기 위한 열쇠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겠지요. (중략) 무언가를 잘 하고 싶으면 그 일을 좋아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좋아하는 일이 해킹인 한, 당신은 해킹을 잘 할 수 있을 것니다."

마음 맞는 사람들을 찾아라. 당신이 더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지역 사용자 모임에 참가하라. ‥ 중략 ‥ 온라인 포럼과 메일링 리스트에 참여해서 배운 것을 공유하라. ‥ 중략 ‥ 고전을 공부하라. 우리 분야의 위대한 저작에 몰두하여 자신의 열정이 위기에 처했을 때 헤쳐 나갈 힘을 얻을 수 있다. ‥ 중략 ‥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라. ‥ 중략 ‥


- 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 128~129page


어떠세요? 여러분의 생각과 일치하나요? 아니면 그렇지 않은가요? 다른 내용은 쉽게 이해할 수 있으실 것입니다만,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라."라는 조금 헷갈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하면, "자신의 커리어 패스를 잘 관리해라."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죠.


멘토를 찾아라.

이 책의 4장(정확한 자기 평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멘토를 찾아라.」입니다. 어떤 분야에 입문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을 이끌어줄 멘토가 아닐까요? 오늘날 김연아 선수가 있었던 것은 그 뒤에 브라이언 오셔라는 훌륭한 스승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만약 브라이언 오셔라는 코치를 만나지 못했다면 오늘날 김연아 선수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모든 이는 처음에 어떤 길에 발을 내디뎠을 때 도움을 받을 멘토를 만나게 됩니다. 멘토를 어떤 분으로 두느냐에 따라 여러분의 인생이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당신보다 앞서 지나간 사람들을 찾아서 그들로부터 배우도록 애써라. 이상적인 경우라면 당신을 견습생으로 받아 줄 마스터를 찾을 수 있을 테고, 견습과정 내내 그의 지도 아래서 마스터의 명성을 바탕으로 당신의 미래를 세워갈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상적인 경우는 오늘날 굉장히 드물다[각주:5].


- 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 158page


이상적인 멘토를 찾기가 어렵다고 합니다만, 필자는 다른 복은 없어도 지금까지 인복은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필자가 만났었던 스승님의 대부분은 본받을 점이 많았으며, 필자에게 큰 가르침을 선사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스승님들께 받은 큰 가르침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치면서

지금까지 『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의 일부분을 살펴봤습니다. 짧으면서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초심을 잃어버렸을 때, 다시 꺼내 읽으면 커다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도 좋지만,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다양한 참고자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필자가 알고 있는 좋은 서적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각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들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어떤 일을 처음 시작할 때, 그리고 프로그래머의 길이 어떨까? 궁금하신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1. 이 책의 원제는 『Apprenticeship Patterns : Guidance for the Aspiring Software Craftsman』입니다. [본문으로]
  2. 일반적으로 O'REILLY 책은 한빛미디어에서 출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사이트에서 출판한 것이 의아하네요. [본문으로]
  3.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본문으로]
  4. 우리말로 표현하면 '순간을 즐겨라.', '매 순간에 충실하라.' 등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5. '견습'은 일본어에서 온 단어이므로, '수습'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책에 '견습'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견습'으로 작성했습니다. [본문으로]